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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면전 '노벨상 수상' 외쳤다 쫓겨난 한국인기자 이야기

[기자수첩]"트럼프 대통령, 노벨상 받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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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뉴스 윌리엄 문 기자 2018-05-10

▲ 백악관 출입기자들이 한꺼번에 브리핑 룸 왼쪽 문 통로 앞으로 몰려간다. 나도 스마트 폰과 카메라를 들고 달려 나갔다. 거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있었다.     © 기자뉴스 윌리엄 문 기자

 

[북미정상회담의 과실, 노벨평화상과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길 1편] 

 

"Will Be Nobel Prize Please!"

 

봄은 꽃샘추위를 이겨낸 생명에게 축복을 내린다. 꽃이 피고 져야 할 지난 춘삼월 워싱턴에는 매서운 꽃샘주위가 몰아치고 있었다. 워싱턴 제퍼슨 기념관 타이들 베이슨 호수 주위에 심어진 왕벚꽃의 개화도 작년보다 10여 일 가량 늦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의 봄소식을 꼭꼭 숨겨서 워싱턴으로 날아든 한국에서 온 두 남자가 있었다. 그들은 지난 3월 5일 방북 당시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면담하고 4월 말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을 합의했다. 그 결과를 상세히 트럼프 행정부에 설명하려고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이 3월 9일(미국 현지시간 3월 8일) 방미했다.

 

2018년 3월 8일 제주도 원산지 왕벚꽃은 개화의 기미도 보이지 않은 쌀쌀한 날씨 속에 두툼한 외투와 내의까지 챙겨 입고 나(윌리엄 문 기자)는 백악관으로 향했다. 보안 절차 중에 한국계 워싱턴포스트 백악관과 연방의회 특파원을 만나서 지난번 브리핑 때 촬영한 사진을 보내주려고 다가가 말을 건넸다. 

 

“첫눈에 당신이 한국분임을 제 본능이 말하고 있었습니다. 브리핑 룸 둘째 열 정 중앙 근처에 앉아 있는 모습이 대견스러워 보였습니다.” 

 

그녀의 이메일을 받아서 사진을 보냈다. 그녀에게 아마도 윌리엄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1년 전에 ‘트럼프 대통령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한다면 노벨 평화상을 받을 것’이라는 칼럼을 썼는데 그것도 함께 첨부하겠으니 참고하라고 말했다.

 

보안 절차를 끝내고 대통령 집무실 오벌 오피스가 있는 웨스트 윙 입구에 다다르자마자 그곳에 대기하고 있는 몇몇 기자와 스태프들에게 북한을 방문했던 한국 대표단이 3월 8일 오늘(미국 현지시간) 공항에 도착했으니 점심 후 오후 1시부터 2시경 사이에 백악관을 방문할 것이라고 알려 주었다. 윌리엄은 지난번에도 정 실장이 백악관 방문 때에도 예상 도착 시각을 전파하면서 많은 매체가 한국 관련 보도를 하길 바랐다. 

 

3월의 쌀쌀한 바람과 저온 속에서 웨스트 윙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는데도 정 실장 일행은 나타나지 않았다. 친분 있는 기자들과 스태프들에게 그들이 곧 백악관에 도착할 것이라고 계속 전파를 하여도 그들은 뉴스의 비중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일본 언론 기자와 중국 언론 기자에게도 말해줬다. 그들과 대화 속에 나는 이방카 트럼프 대북특사와 김여정 대미특사 가능성을 예상하였다.

 

▲ 웨스트 윙 입구 좌측 stake out. 여기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과 발표를 많이 한다. 정의용 실장 일행도 미북 정상회담 발표를 이곳에서 했다.     © 기자뉴스 윌리엄 문 기자

 

▲ 평양을 방문,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면담한 정의용 실장이 3월 8일 오후(미국 현지시간) 백악관에 모습을 나타냈다.     © 기자뉴스 윌리엄 문 기자

 

▲ 3월 8일(미국 현지시간) 오후 기자의 요청으로 웨스트 윙 입구에서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드는 정의용 실장.     © 기자뉴스 윌리엄 문 기자

 

오후 2시가 넘어가자 정 실장이 금세 나타날 것 같아서 화장실도 못 가면서 웨스트 윙 입구에 나타날 정 실장 일행을 촬영하기 위해 나는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백악관 풀 사진기자단들은 한국대표단에 관심이 없었고 일부 방송 카메라 스태프들은 관심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었다. 그때 친분이 있는 브라이언 기자가 말을 건네 와 대화하는 중에 정 실장이 웨스트 윙 우측 계단을 통하여 웨스트 윙 우측 창가에 도착한 모습을 발견했다.

 

나는 사진을 촬영하면서 인사를 드리고 천천히 입장하여 주실 것과 포즈를 정 실장에게 요청했다. 그는 지난번보다 여유만만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나는 감사를 표했다. 여러 방송 카메라 스태프들이 나에게 고맙다고 했다. 그 이유는 내가 정 실장에게 포즈를 요청함으로써 그들은 선명하고 충분한 정 실장의 모습을 촬영했기 때문이다. 몇몇 기자들이 기사를 출고하기 전에 그의 영문 이름과 직책을 물어왔다. 나는 그의 청와대 직책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National Security Adviser) 맥매스터와 같다고 했다(평소 나는 청와대의 그 많은 직제를 백악관과 영어 상 같은 이름을 사용해야 대다수 미국 사람이 청와대 관계자들의 업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소신이 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청와대 국가안보실장(National Security Office Director)도 ‘대통령 안보 보좌관’으로 개칭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한다). 

 

지금도 그때 응답해준 기자들과 우연히 만나면 서로 인사를 나눈다. 그때 나는 한 여기자에게 “미국과 유엔의 대북 제재는 북한 인민들과 북한지도부와 분리하는 정책이 되어야 하고, 북 인민들에게 고통이 가중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북 지도부와 북한 인민들을 분리되게 하면서 북 인민들을 위한 미국의 정책이 있는지 질문을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정의용 실장의 사진을 완벽하게 촬영한 나도 당시에 따로 입장한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보지 못해 사진을 촬영하지 못했다. 정 실장 일행이 웨스트 윙 정문을 나설 시간을 오후 4시 이후로 잡고 그동안은 프레스 브리핑 룸과 화장실 옆에 거의 붙은 7인용 탁자 위에서 늦은 점심과 커피를 들며 얼어붙은 몸을 녹였다. 오후 4시가 넘으면서 꽃샘추위는 기승을 부리고 5시 30분까지 웨스트 윙 입구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정 실장 일행은 밖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너무 추워서 프레스 브리핑 룸에 들어와 몸을 녹이고 있는데 백악관 출입기자들이 한꺼번에 브리핑 룸 왼쪽 문 통로 앞으로 몰려간다. 나도 스마트 폰과 카메라를 들고 달려 나갔다. 거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있었다. 그는 문을 반쯤 열고 몸을 반 이상 들이민 상태에서 트레이 기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제일 뒤에서 앞으로 나간 나는 키가 큰 사람들이 병풍처럼 대통령을 둘러싸고 있어서 사진을 촬영할 수가 없었다. 순간 프레스 브리핑 때 참모들이 앉는 의자의 제일 끝 팔걸이에 발을 올려놓고 올라섰다. 그제야 미연방 정부의 최고 지위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펜스 부통령 등이 보였고 연사로 셔터를 눌렀다.

 

▲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대표단이 오후 7시에 특별성명”이 있을 것이라고 직접 육성으로 말하고 있었다. 이것을 들은 나는 동시에 북미 정상회담 성사 발표를 예상하고 기쁜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 기자뉴스 윌리엄 문 기자

 

그때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대표단이 오후 7시에 특별성명”이 있을 것이라고 직접 육성으로 말하고 있었다. 이것을 들은 나는 동시에 북미 정상회담 성사 발표를 예상하고 기쁜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때 한반도 전쟁위기의 긴장 속에서 맥이 풀려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누가 시켰는지도 모르게 자중자애 하던 내 입에서 예상하지 못한 영어가 튀어나왔다. 그 찰나의 순간 어떻게 그 문구를 생각해 내었는지 지금도 나는 알 수 없는 기적을 느낀다. 아마도 평화를 애호하는 ‘한민족의 혼령’과 ‘단군 성제’가 시켰다고 할 수밖에 없다. 나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거리는 의자를 옆으로 놓았을 경우 7개 정도였다. 

 

“Will be Nobel Prize Please!”

“Will be Nobel Prize Please!”

“Will be Nobel Prize Please!”

 

세 번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일행이 프레스 브리핑 룸으로 완전히 들어오지 않고 얼굴과 몸을 내민 상태에서 한국대표단의 특별성명(미국 현지시간 3월 8일 오후 7시(한국시간 3월 9일 오전 9시)) 예고한 다음에 그들은 자리를 떴다.

 

백악관 출입기자들이 다들 제자리로 돌아가는데 평소 친분이 있는 NBC 방송 카메라 스태프가 “당신이 무슨 말을 했냐”고 나에게 물었다. 그는 “너 때문에 녹음을 망쳤다”고 노발대발했다. 그리고 즉시 프레스 브리핑 룸에서 내 목소리를 방송하면서 “봐라. 우리 녹음이 방해받지 않았느냐”고 나에게 호통을 쳤다. 

 

“윌리엄, 당신 목소리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수많은 백악관 출입기자와 스태프가 지켜보는 가운데 나는 “나는 한국인이다. 이것은 한국에 관련된 문제이고 빅뉴스를 예고하고 있어서 나는 기뻐서 ‘Will be Nobel Prize Please!’라고 말했다”라고 했다. 

 

▲ CNN방송의 백악관 수석 특파원 짐 아코스타(46)가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에게 질문하는 모습. 나는 전면 백악관 로고 밑 의자의 팔걸이에 올라서서 문을 반쯤 열고 앞으로 몸을 내민 트럼프 대통령 면전에서 "노벨상 받을 것입니다"라고 연속 3번을 말했다. 전면 로고 밑 의자에 앉은 이들은 백악관 부대변인 및 대변인실 직원들이다.     © 기자뉴스 윌리엄 문 기자

 

▲ 갑자기 백악관 브리핑룸에 모습을 드러낸 트럼프 대통령이 사라진뒤 백악관 출입기자들이 분주해 하고 있다.     © 기자뉴스 윌리엄 문 기자

 

하지만 전혀 즉각적으로 예상하고 싶지 않았던 극단의 반응이 왔다. 평소 친분을 쌓아둔 백악관 프레스 오피스에서 일하는 담당직원이 내 곁으로 와서 말했다. 

 

“윌리엄, 당신 지금 백악관을 나가야 한다!”

 

그녀가 나를 웨스트 노스 게이트까지 에스코트하는 동안, 나는 내 발언으로 NBC 카메라 스태프의 방송 녹음이 방해된 것에 대해 정중히 사과했다. 

 

“미북 정상회담 발표를 예감해서 너무 기쁜 나머지 ‘Will be Nobel Prize Please!’라고 말했다. 내 목소리가 그렇게 크게 들릴 줄 몰랐다.”라고 했다. 아마도 밖에 너무 오래 있어서 추위 때문에 목소리 조절에 실패했다고 자인했다.

 

그 순간 백악관을 나오는데 갑자기 벌초도 못 해 드리는 부모님과 조상님 산소들이 뇌리에 겹쳐왔다. 하지만 미국 백악관 역사상 최초로 한국 대표단의 웨스트 윙 입구(Stake Out) 미북 정상회담 수락 특별발표를 취재 못 하는 날벼락을 맞았지만, 나는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고 맹세를 했다. 

 

‘진심으로 미합중국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적으로 외교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여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는 그날이 오기를!’

 

나는 백악관 밖으로 쫓겨나면서 기도를 올렸다. (2편에 계속 이어집니다)

 

기사입력 : 2018-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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