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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들의 단편 묶은 압화 '건너온 시간'에 담겼다

[인터뷰] 이지연 작가의 두번째 압화 개인전... 세월호 관련 작품도 선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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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뉴스 김철관 기자 2018-06-18

▲ 이지연 작가의 압화 전시작품이다.     © 기자뉴스

 

지난 20144월 압화 첫 개인전을 열 때, 세월호 참사 사건이 일어났다. 이때부터 유가족들과 인연을 맺고 함께 압화를 만들어 전시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개인 전시를 한 지 4년이 지났고, 내 자신의 얘기를 담은 두 번째 압화 전시를 하게 됐다.”

 

2014년부터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함께 작업을 했던 이지연 압화(壓花, 꽃누르미) 작가가 시간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을 표현한 두 번째 작품전을 열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오는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갤러리 창성동 실험집에서 열리고 있는 이지연 작가의 <건너온 시간>전은 압화 작업을 해온 20여 년간의 시간에 대한 얘기를 담은 51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압화(壓花)꽃잎을 눌러 만든 작품으로 꽃누름, 꽃누르미 등으로 알려져 있다. 이지연 작가는 지난 201445일부터 56일까지 서울시 관악구 인헌동 문화공방 지대방에서 입화(꽃누르미) 첫 번째 개인전 <···>전을 하던 중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 충격을 받았다. 

 

▲ 이지연 작가     © 기자뉴스

 

당시 슬픔과 분노, 좌절감으로 인해 무기력해지면서 6개월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후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세월호 광화문 농성장을 찾았고, 이때부터 세월호 유가족과 인연을 맺고 함께 압화 작품을 하게 됐다.

 

지난 15일 오후 4시 압화 <건너온 시간>전이 열리고 있는 갤러리 창성동실험실에서 이지연 작가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먼저 그는 압화(壓花)에 대해 설명을 했다.

 

꽃잎을 눌러 만든 작품을 압화(壓花)’라고 한다. 사전적 의미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꽃누름, 꽃누르미 등이 압화를 대신해 쓰는 말이다.”

 

이지연 작가는 두 번째 개인전시 건너온 시간전을 열게 된 이유도 알려줬다.

 

압화를 20년 정도 해왔다. 지난 20144월초부터 한 달 정도 첫 번째 전시를 했는데,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 충격으로 다른 일은 전혀 못하고 세월호 엄마들을 찾아 시간을 보냈다. 세월호 엄마들과 함께 압화를 가르쳐주며 함께 작업을 했다. 그렇게 하면서 4년이 지났고, 이제 내가 마음 먹었던 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년에 마음을 먹었고 전시관을 정했다. 최근 5개월 동안 작업에 몰두해 전시를 하게 됐다.” 

 

▲ 전시작품     © 기자뉴스

 

이 작가는 전시 작품 주제 건너온 시간에 대해서도 설명을 이어갔다.

 

작품 전시 주제는 건너온 시간이다. 시간에 대한 미련 같은 것이 있다. 그래서 주제를 그렇게 정했다. 보내는 시간을 아쉬워하는 측면도 있었다. 사진을 굉장히 배우고 싶어 했다. 그 순간을 잡으려고 하는 욕심 같은 것이 있기 때문이었다. 압화도 사진을 대신할만한 그 순간에 대한 애착과 집착이 있다고 생각했다. 작품들은 20여년을 해온 시간에 대한 얘기이다. 두 번째 전시회인데, 그런 얘기를 한번 짚고 넘어가고 싶었다. 그래서 주제를 건너온 시간이라고 정했다. 작가인 제가 생각해왔던 시간들에 대한 단편들을 묶어 연 전시회이다.”

 

이어 전시작품 중 잎달이라는 작품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잎달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줬다.

 

낡아서 빛나는 것들이 있다, 낡음 속에 오랜 슬픔이 차곡차곡 쌓여서 만지면 물이 흐를 것 같은 것들이 있다. 첫 푸름을 잊지 않아서 낡아 오래오래 지나도 푸르게 빛나는 것들이 잎달이라는 작품이다.” 

 

▲ 전시작품 '잎달'     © 기자뉴스

 

한 작품을 완성하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냐고 물었다.

 

순서대로 한다면 한 작품당 반나절에도 완성을 할 수 있다. 그런데 꽃잎을 채집을 하고, 말리고, 손질하고, 배경을 정하고, 위치를 잡고, 완성한 것을 해체할 수도 있고 그래서 준비할 시간들이 상당히 길다.”

 

그럼 작가가 압화를 하게 된 동기는 뭘까. 그에게 여쭈었다.

 

지난 99년 미국에 거주할 때, 맨 처음 우연히 잎을 줍게 됐는데, 그것으로 작은 카드를 만들었다. 그 카드를 여러 개 만든 것을 꺼내놓았더니 사람들이 좋아했다. 사고 싶다고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2년 동안 몇 천 장을 만들어 판매를 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오니 압화라는 분야기 있었다. 그래서 기법을 배웠고, 이후 4~5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식물을 가지고 그림을 그리는 일을 하게 됐다.”

 

전시 압화 작품을 감싼 독특한 액자가 눈길을 끌었다. 이 작가는 작품에 맞는 액자를 액자작가에게 제작 의뢰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에 인사동에서 공방하는 분들이 주변에 있는 꼴액자를 소개했다. 한번 찾아 갔는데, 작품 실물을 가져와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는 다시 가지를 못했다. 그냥 꼴액자만을 짝사랑만 하고 있었다고 해야 할까. 그렇게 10여년을 지내다가, 지난 2014년도 첫 번째 전시회 때 꼴액자 임기연 작가를 뵙다. 최근에 이곳에서 작품을 한 사람을 도와주려 왔다가 꼴액자 임기연 작가를 다시 만났다. 이제는 꼴액자와 뭔가 해야 되는 인연인가보다 하고 액자를 의뢰했다.” 

 

▲ 여기에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작품도 있다.     © 기자뉴스

 

그에게 이번 작품전에도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작품이 있는지를 조심스레 물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제 마음을 표현한 작품들은 있다. 그 시간 안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여기 빈자리나 의자 같은 경우는 돌아오지 못한 사람에 대한 기다림 같은 것을 표현했다. 세월호의 아픔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가는 현재도 세월호 유가족 엄마들과 작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도 했다.

 

지난 201410월부터 세월호 유가족 엄마들에게 압화를 가르쳐주면서 작업을 함께 계속 했다. 그래서 세월호 엄마들과 같이 전시를 이어오고 있다. 지금까지 열다섯 번째 전시를 했다. 그들과 함께 만든 압화 작품 170점 정도가 된다. 지난 516일부터 30일까지 MBC로비 갤러리에서 열린 세월호 가족 꽃잎 편지전 너희를 담은 시간에는 170점을 다 걸었다. 오는 22일부터 여의도 KBS로비 갤러리에서도 전시가 시작된다. 언론사들이 반성하는 마음으로, 다시 돌보는 마음으로 전시를 기획해줬다. KBS여의도 본사 전시가 끝나면 춘천, 부산, 광주, 대전 등 지역총국에서도 전시를 한다. 이곳에 건 작품들은 아이들에 대한 기록이다. 언론사에 건 압화는 세월호 엄마들과 함께 만든 작품들이다. 현재 이곳 창성동 실험실갤러리에서 전시하고 있는 작품 대부분은 내 마음속에 적용되는 것들이다.” 

 

▲ 이지연 작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기자(김철관 한국인터넷기자협회장)이다.     © 기자뉴스

 

이어 그는 세월호 유가족 엄마들과의 맺은 인연들을 자연스레 설명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는 제가 첫 번째 개인전을 하던 중에 일어났다. 충격이 너무 컸다. 많은 슬픔과 분노, 좌절감이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6개월 정도 아무 일도 못했다. 뭔가 해야 되겠다는 마음으로 세월호 유가족 광화문 농성장을 찾아갔다. 마침 엄마들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방을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엄마들이 안산으로 올 수 있냐고 해, 그해 10월말 안산으로 찾아갔다. 그 때부터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 아이들과 관련한 압화를 시작했다. 당시 아이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한겨레>신문이 있었고, 그 기사를 중심으로 해 압화로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완성을 해 전시를 하고 있는 것이다.”

 

자잘한 꽃잎들은 흐르러진 마무가 되고, 풀뿌리와 해초, 낡기 낡은 낙엽은 어여쁜 그림이 되어 엽서, 카드, 액자 속에 담겼다. 작가의 꽃잎 손장난에 가시여뀌잎사귀 한 잎이 한 마리 새가 되어 훨훨 날아간다. 우수수 부서진 것 같은 잎의 오랜 맛, 새 봄 그 고요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바로 첫 번째 입화 개인전시 <···>전의 작가 노트이다.

 

오래 묵혀둔 시간타령이다. 묵히고 벼르던 것이라 하기는 어설프기 짝이 없으나 사는 일이 다 그렇다고 슬쩍 눙치고 구경꾼 속으로 섞여든다.”

 

두 번째 입화 개인 전시 <건너온 시간>전의 작가노트이다.

 

이지연 작가는 지난 20144월부터 한 달간 열린 첫 번째 입화 개인 전 <···>에는 4(천호·해초), 다시 날아(여뀌 잎), 붉은 하늘(여뀌 잎·고사리), 꽃피는 소리(콩잎·물매화), 하늘 길(백합나무 잎·감나무 잎), 숲으로 가는 길(아디안 텀·), 바람(돌콩 잎·찔레 잎), 꽃불(조팝·), 일상1(겹수국) 등을 전시했다.

 

이어 지난 12일부터 열린 두 번째 개인전 <건너온 시간>은 잎달, 앉은 새, 물고기, 곧 닿을, 하루, 누운 꽃, 엎질러진, 초록 달 등 51점을 전시했다. 

 

▲ 세월호 가족 mbc갤러리 전시작품     © 기자뉴스

 

또한 지난 516일부터 말까지 MBC로비에서 열렸고, 오는 22일부터 여의도 KBS본사에서 열릴 세월호 가족 꽃잎 편지 너희를 담은 시간전 압화 작품들도 이 작가와 함께 만들었다. 언론사 전시 압화 작품 중 <꽃마중> ‘그립고 그립고 그리운의 압화와 글귀를 소개할까 한다.

 

툭 건드리려 너랑 얘기하고 싶다.

푹신푹신 네 뱃살 맞대 꼭 안아주고 싶다.

예쁜 추억 많아서 아프고

잘해준 게 없는 것 같아 또 아프다.

엄마라도 미처 너를 다 알지 못하였는데

모든 것이 그립고 그립다.”

 

2-3 백지숙, 2-4 정차웅, 2-5 큰건우,

2-8 이재옥 엄마 함께 만들고

백지숙 엄마 글 쓰다.

 

 

 

기사입력 : 2018-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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