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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에 관심 둔 배우로 남고 싶다"

[인터뷰] 사회복지사 활동한 배우 오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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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뉴스 김철관 기자 2018-10-15

 

▲ 배우 오산하     © 기자뉴스

내면이 아름다운 배우가 되고 싶다. 과거 드라마나 영화에서 큰 역할도 많이 했다. 하지만 한 없이 올라가는 스타 배우도 중요하지만 소외계층을 돌볼 줄 아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 영화나 드라마 등에 출연하지 않을 때는 전문 사회복지사로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일했다.”

 

배우이자 전문자격증 사회복지사를 따 노인복지관에서 직장인으로 일했던 배우 오산하(吳山河). 그의 첫 만남은 청순하면서도 강한 인상을 줬다.

 

그는 2010년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톱스타 배우 최민식·이병헌과 함께 여자 주인공으로 열연해 관객들에게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최근 소속사도 바꿔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 오는 12월 대학로에서 선보일 야심작 뮤지컬 <그리스>에서 주인공 샌디 역할을 맡아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그를 지난 14일 오후 6시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한 카페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다.

 

먼저 연기자로 처음 선 게 언제인지 궁금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해인 2006년 오디션을 통과해 KBS 미니시리즈 2부작 특집극 여자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한 후 데뷔했으니 연기자로서 늦은 출발이었다. 2006년 데뷔이후 운이 좋게 출연작마다 역할들이 컸다. 뮤지컬과 연극을 하면서 일 년에 한 두 작품씩은 비중 있는 역할은 했지만 많은 작품에는 출연하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소속사에 의한 시스템 조직에서 일하지 않았고 혼자 조용히 출연했다. 특히 사회복지사라는 자격증을 따 사회복지사로서 일을 병행했다.”

 

▲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함께 출연한 톱스타 최민식과 배우 오선하가 2010년 당시 저녁식사를 하면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 기자뉴스

 

이어 그는 “2010년 이병헌·최민식 주연, 김지운 감독의 작품 <악마를 보았다>에서 여자 주인공으로 출연했다면서 우리나라 최고의 감독, 최고의 배우들과 첫 영화를 촬영하게 돼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단역부터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운이 좋게 출연작 마다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았다고 했다.

 

단역부터 차근차근 올라간 것이 아니었고, 운이 좋아 영화와 드라마에서 너무 비중이 있는 역할로 시작을 했다. 대부분 배우들이 계단같이 하나씩 하나씩 올라간다, 나는 너무 빨리 올라가 다른 배우들에게 미안한 감도 있었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 다음인 2015년 영화 <신이 보낸 사람>에서도 특별출연으로 비중 있는 역할을 했다. 이후 독립영화 <울지 않기로 결심한 날>에서도 주인공을 맡았다. 이 영화는 짧은 단편영화가 아니라 두 시간 정도의 긴 영화이다. 2016년 중국 웹드라마 <매매폰>에도 출연했다. 이 영화는 중국 톱 배우 앙양이 한국인 감독하고 찍고 싶다고 해 촬영한 영화이다. 스텝은 한국인인데 대부분 배우가 중국말로 한 중국배우였다. 여기에서 유일한 한국배우였다.”

 

최근 소속사를 옮기면서 새로운 출발을 보이기 위해 오는 12월 대학로에서 선보일 뮤지컬 <그리스> 여자 주인공 샌디의 역할을 맡아 연습에 몰입하고 있다.

 

그가 배우를 지망하게 된 동기가 궁금했다. 그런데 필연이 아니라 우연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친구 따라 우연히 예술고등학교에 합격한 것이 배우로서 시작이었지만 순탄치는 안았다고 했다.

 

처음부터 배우를 생각하지 않았다. 예고 연극영화과에 들어간 계기가 있었다. 친구를 따라 갔고, 그래서 입학시험을 봤는데, 나는 아무 특기가 없었다. 갑자기 친구 따라 그냥 갔기 때문이다. 친구는 예고시험을 보려고 오래전부터 가야금을 배워 준비를 했었다. 그 친구는 떨어지고 나는 합격을 했다. 갑자기 예고를 간다고 하니, 부모님의 반대도 심했다. 재수를 하지 않아야 했기 때문에 그냥 허락을 했다.

 

다른 합격 친구들은 준비 많이 해온 친구들이고 저는 연기를 해본 적이 없었다. 당시 대학 면접시험을 볼 때, 한 선생님이 특기를 해봐라고 했다. 그래서 특기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니까 왜 왔냐고 했다. ‘친구 따라 배짱으로 와봤다고 했더니 면접관들이 다 웃더라. 그런데 합격을 했다. 당시 집에서는 텔레비전을 보지 않아 어떤 연예인이 유명한지를 잘 몰랐다. 동료 학생들이 말한 연예인 얘기가 무슨 뜻인지 잘 몰랐다. 정말 고등학교 1학년 때가 힘들었다.”

 

▲ 기자( 김철관 한국인터넷기자협회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배우 오산하이다.     © 기자뉴스

그에게 기회가 왔다. 고등학교 3학년 때였다. 졸업 작품인 <금희의 5>의 주인공이 됐다. <금희의 5>5.18민주화운동인 광주사태 때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아픔과 애환을 다룬 공연이었다.

 

“<금희의 5>을 기점으로 배우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이후 공연을 하고 무대에 서고 그러다보니 연기를 잘하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예고에서는 대학을 많이 보내야 하니, 당시 내가 가고 싶은 대학을 지원할 수 없었다. 그 때만 해도 선생님이 정해준 대로 가야 했다. 제가 방송 쪽 스타일을 선호하고 있어 방송관련 학과가 있는 쪽으로 해줬다. 대학 공연예술학과에 합격했다. 예고에 들어와 연극이나 뮤지컬 같은 것을 했는데, 대학에 입학을 하니 방송관련 학과였다. 또 다른 새로운 세계였다. 그래서 초반에는 많이 헤맸다. 당시 아이비 등 연예인들의 활동이 왕성한 시기였다. 평범한 대학생으로 대학을 다닌 기분이었다고 할까.”

 

그는 출연작마다 죽는 역할을 많이 맡았다. 죽는 연기만 있으면 연락이 왔다는 것이다. 물론 싫기도 했지만 관객들에게 와 닿고 그것으로 인해 뭔가 느낌을 줄 수 있다면 감사할 일이라고 생각해 연기에 몰입했다. 하지만 요즘은 밝고 따뜻한 역할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이제는 밝고 따뜻한 역할을 하고 싶다. 예전 연기는 너무 아픔이 있고 순교하는 듯 착한 여자의 죽음 같은 역할이었다. 죽는 역할이지만 선하고 착한 역할이었다고나 할까. 착하고 선한데 핍박받는 그런 역할이었다. 이제부터는 조금 밝고 명랑하고 따뜻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

 

그에게 지금 출연 제의가 온다면 어떤 주제의 작품이었으면 하냐고 물어봤다.

 

엄마를 주제로 한 감동적이고 따뜻한 가족 이야기이었으면 좋겠다. 여기에서 딸 역할을 해 감동을 주고 싶다. 요즘 살기가 힘들다고 하고, 우울한 분들도 많다고 하고, 가족관계에서도 메말라 있다고 하니, 따뜻한 눈물을 담을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가족이나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 또 하나는 영화 <청춘의 덫>을 보면 착한 여자가 배신을 당해 완전 돌변해 복수를 하는 그런 류의 역할도 해보고 싶다. 너무 착하기만 한 역할만 해서인지 다른 캐릭터의 모습도 보여주고 싶다.”

 

그는 관객들이 연기를 잘 했다고 칭찬을 해도 왠지 항상 아쉬움 같은 것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연기를 잘해도 막상 보면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 누가 칭찬을 해도 조금 더 잘했어야 되는데, 그런 아쉬움 같은 것이 있었다. 내가 뭔가를 더 채우고 싶고, 더 배우고 싶고, 뭔가를 해야겠다는 갈급함이 있었다.”

 

과거에는 연기를 한 후, 부족함을 느끼면 가만히 잊지 않고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조바심보다도 여유로워졌다고도 했다.

 

와야 될 것은 오는 것 같다. 가는 것은 내가 아무리 발버둥을 치고, 안달을 해도 가게 되는 것이 자연의 순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역할을 못하면 어쩌나하는 조바심보다는 연기를 함에 있어 여유 같은 것이 요즘 생겼다. 예전에 안 되는 것을 억지로 해보려고 애쓰고 발버둥치는 것에 시간을 많이 낭비했다. 하지만 그런 게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신앙(천주고)이 있어서인지 어렵고 힘들 때도 결코 시간낭비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것도 유의미한 시간이라는 깨달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화제를 바꿔 자연스럽게 배우가 아닌 사회복지사로서의 지금까지 해왔던 일에 대해 물어봤다.

 

촬영이 없는 날을 틈타 노인종합복지관에서 독거 노인 등을 케어 하고, 노노 케어를 해주는 사회복지사로 일했다. 노노 케어는 노인과 노인을 연결해 대화의 상대자로 말벗이 돼주고, 젊은 노인들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집을 찾아 말동무가 돼준다. 이런 일을 지원하는 노인 일거리지원사업팀에서 일했다.”

 

그는 전문자격증인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땄다. 그것도 사회복지사, 노인심리상담사, 심리상담사 등 전문자격증이 3개나 있었다.

 

영화나 드라마 주인공은 물론, 광고도 메인으로 촬영했다. 가수로 솔로앨범도 냈다. 그런데 허무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뭔가 남을 위해 도움이 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었다. 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배우가 잠깐 들려 봉사하고 간 것보다는 조금 전문성 있게 사회복지에 대한 일을 하고 싶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있는 배우가 노인복지관에서 전문적으로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배우가 그냥 와 봉사하고, 기부를 하는 것도 좋은 일이고,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전문자격증을 가지고 직접 시간을 내 사회복지 현장에서 에너지를 쏟고 싶었다. 돈을 많이 벌면 어려운 이웃을 물질적으로도 도와야겠다는 생각도 있지만, 직접 사회소외계층과의 관계형성을 통해 몸으로 부딪쳐야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전문자격증인 사회복지사 자격을 따 실천에 옮겼다. 직장인으로 16개월 정도 노인종합복지관에서 근무했다. 다른 배우들보다 전문영역에서 사회복지에 관심이 있는 길을 걷고 싶었다.”

 

그가 실천에 옮기고 있는 연예인과 사회복지사의 차이는 뭘까. 그에게 들어 봤다.

 

연예인이나 스타들은 자신을 돕고 있는 직업이고,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직업이다. 그리고 볼거리를 제공하는 게 연예인이다. 연예인들에게 옷도, 사진도 다 볼거리를 제공한다. 내가 중심이고 내가 최고여야 하고, 나를 돋보이게 하고, 나를 높여야 하는 직업이다. 사회복지사는 나를 한없이 낮춰야 하는 직업이다. 남을 섬겨야하고 남을 도와야 한다. 어떻게 보면 연예인과 사회복지사는 극과 극이다.”

 

그는 연예인으로 활동하다 돌연 직장인 사회복지사로 변신해 16개월 동안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실제 근무를 했다.

 

배우로서 화장을 하고 멋지게 차려입고 촬영하다가 사회복지사로 정시 출근을 했다. 완전히 삶이 다르다는 것을 실감했다. 하지만 배우도 이런 삶을 살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사회복지사 활동이 연기의 폭을 넓히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많은 깨달음도 얻었다. 연예인으로서 화려함도 있었지만, 이런 삶을 느끼면서 오히려 여기에서 연기수업이 됐었다. 사회복지사를 하면서 힐링이 된 것 같다. 어려운 사회의 한 구석을 보면서 배우 쪽에서 부족함을 더 채워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배우로서 잘 나갈 때, 교만해져 겁이 날 때도 있었다. 더 올라가려고 욕심이 생겼다. 그런 마음을 자제시키려고 사회복지사 공부를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정말 뭔가 다른 배우가 되고 싶어서였다.”

 

▲ 소설가 이외수 남예종 학장이 수양딸 배우 오산하와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 기자뉴스

마지막으로 그에게 멘토가 있느냐고 물었다. 곧바로 소설가 이외수 남예종예술실용전문학교 학장이라고 답했고, 고마운 언니로 배우소유진을 꼽았다. 롤 모델은 오드리 햅번이었다.

 

“<크크섬의 비밀>이란 시트콤에서 소설가 이외수 선생님이 치매에 걸린 아버지 역할을 했고 나는 그의 딸이었다. 그 때부터 인연이 돼 아버님으로 모시고 있다. 70세가 넘은 나이에도 항상 열정이 넘치는 에너지가 있다. 선생님은 진실의 힘을 믿으면서 항상 용기를 준다. 선생님께서 수양딸로 삼아 나를 믿어주고 이끌어줬다.

 

최근 남예종예술실용전문학교 학장으로 부임했으니, 학생들을 끼가 넘치는 훌륭한 인재로 키울 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예고를 다닐 때부터 ()유진 선배랑 정말 친했다. 언니는 멘탈이 강하고 통이 큰 연예인이다. 언니를 좋아했고 많이 의지했다. 언니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롤 모델은 오드리 햅번이다. 그녀는 화려한 연기 생활 이면에 아프리카 오지에서 병든 어린이들을 돌봤다.”

 

배우 오산하는 계원예술고등학교와 동덕여대 공연예술학과를 졸업했다. 최근 윌 엔터테인먼트에서 예종 엔터테인먼트로 소속사를 바꿨다. 현재도 화상을 입은 사람들이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 돕는 단체인 화상 with Us’와 미혼모를 돕는 스텔라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대중영화 <악마를 보았다>(2010),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밀>(2011), <신이 보낸 사람>(2014) <울지 않기로 결심한 날>(2015) 등에서 주인공 및 특별출연을 했다. 2006KBS <연어의 꿈>을 시작으로 2016년 한중 합작 웹드라마 <매매폰>까지 약 10편 정도의 드라마와 시트콤에 출연했고, 2008<우리 동네>, 2009<진짜진짜 좋아해>, 2012<담배 가게 아가씨> 등 뮤지컬에도 출연했다. 연극 <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2006>, <급매 행복아파트 천사호>(2013) 등에 출연했다음반도 출시했다.   

기사입력 : 2018-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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