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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지근거리에서 봤던 고 이희호 여사의 기억들

고 김대중 대통령 부인, 고 이희호 여사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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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뉴스 김철관 기자 2019-06-12

▲ 지난 2008년 6월 10일 6.15공동선언 8주년,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특별강연 때, 방청석 뒷쪽에 앉아 김 전 대통령 원고를 보고 있는 이희호 여사이다.     © 기자뉴스


여성운동가·평화운동가 고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고 이희호 여사에 대한 과거 지근거리에서 본 기억들이 떠오른다.

 

고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지난 610일 향년 97세로 세상을 등졌다. 여성운동가로서 그의 업적은 지대했지만, 평화운동가로서도 남다른 활동을 했다.

 

매년 열린 6.15공동선언 행사나 김대중 대통령 노벨상 기념행사가 있을 때, 행사에 초청돼 가곤했는데, 행사에는 어김없이 이희호 여사가 자리를 지켰다. 참석할 때마다 악수를 했고 고인과 간단한 인사말을 나누기도 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고 이희호 여사와 첫 만남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동교동 자택에 기거했을 무렵이었다. 2008610일 오후 430,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6.15공동선언 남측위원회 언론본부 주최로 김대중 전 대통령 ‘6.15공동선언 8주년 특별강연이 열릴 때였다.

 

이날 김 전 대통령의 강연에 앞서 6.15언론본부 창립 3돌 기념식도 열렸다. 당시 최문순 통합민주당 의원(현 강원도지사), 백낙청 6.15공동선언남측위원회 상임대표, 박지원 통합민주당 의원,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이규재 범민련남측본부 의장, 한상렬 한국진보연대 공동상임대표, 노길남 재미언론 <민족통신> 대표, 박래부 한국언론재단 이사장, 6.15언론본부 공동대표인 정일용(연합뉴스 기자) 전 기자협회장, 김경호 기자협회장, 양승동 한국PD연합회장, 이준희 인터넷기자협회장 등을 비롯해 200여명의 방청객들이 강연을 들었다.

 

▲ 6.15공동서언 8주년 기념 김대중 전 대통령이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 기자뉴스

 

이날 김대중 전 대통령은 특별강연을 통해 후보시절 이명박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공감했다이명박 대통령이 두 전직 대통령의 협정문서(6.15선언, 10.4선언)를 이행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특별 강연이 끝난 후, 양승동(KBS사장) 한국PD연합회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은반접시 형태의 공로패를 전달했고, <국민일보> 강민석 사진기자는 지난 2000615일 평양에서 직접 촬영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악수한 사진을 동판으로 제작, 전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날 가수 신형원 씨(현 경희대 교수)서울에서 평양까지를 열창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김 전 대통령이 6.15공동선언 8주년 특별강연을 하고 있을 때, 이희호 여사는 일반 방청객들과 뒤편 자리에 앉아 평범한 모습으로 강연을 듣고 있던 모습이 기억에 남아있다. 당시 이 여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특별강연 원고를 보고 있었다. 그 장면을 휴대폰 카메라에 담았다.

 

서거 두 달 전인 200961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9주년 행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6.15로 돌아가자는 주제로 생애 마지막 연설을 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강력히 충고합니다. 두 전직 대통령이 합의해 놓은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남북공동 선언을 강력히 지키십시오. 만일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지금과 같은 길로 계속 나간다면 국민도 불행하고, 이명박 정부도 불행하다는 것을 확신을 가지고 말씀드립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십시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입니다.” 이희호 여사도 참석해 강연을 듣고 있던 모습이 생생하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김 대통령의 이런 충언과 경고를 무시했다. 6.15로 돌아가기는커녕 2010년 천안함 침몰을 빌미로 5.24조치를 발표해 민족화해와 남북교류를 완전히 뒤집고 차단을 했다. 결국 이명박 전 대통령은 비리로 감옥에 갔고, 김 전 대통령의 예상대로 불행한 대통령으로 남게 됐다. 김 전 대통령은 생애 마지막 연설을 했고, 이 연설을 한 이후, 두 달여 만에 세상과 작별했다.

 

이 여사에 대한 또 다른 기억은 201261463빌딩 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6.15정상회담 12주년 기념식이었다. 서울시(시장 박원순)가 주최한 이날 행사는 ‘6.15공동선언 12주년 기념식이 아닌 ‘6.15정상회담 12주년 기념식으로 치러졌다. 당시 임기 4년이 지난 이명박 정권에서는 아무 인사도 참석하지 않았다.

▲ 2012년 6월 14일 6.15정상회담 12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다.     © 기자뉴스

이날 이희호 여사는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자격으로 참석해 남북교류 협력 사업에 소극적인 이명박 정권을 비판하는 인사말을 했다.

 

“12년 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맺은 6.15남북공동선언은 반세기 분단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민족의 화해와 통일로 가자는 약속이었다. 2008년 새 정부(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북관계는 하나하나 무너져 내렸다. 남북 간의 왕래는 중단되고 심지어 충돌이 일어나고, 전쟁의 위협마저 느껴야 했다. 지난 5년은 남북관계에서 잃어버린 5년이 되고 말았다. 6.15남북정상회담 12주년을 맞아 우리 모두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위한 길을 찾는 일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저도 기회가 된다면 평양을 방문하고자 한다.”

 

이 여사의 주요 발언을 휴대폰 영상으로 촬영해, 지난 2012615일자 <오마이뉴스> [백낙청 우리는 종북이 아니라 통북이다”]기사에 삽입해 생생하게 목소리를 남겼다.

 

이 여사는 박근혜 정권시절인 201585,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초청장을 보내옴에 따라 기회가 된다면 평양을 방문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85일부터 8일까지 34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지난 201712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고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17주년 기념식에서 생애 마지막 이희호 여사를 볼 수 있었다. 휠체어에 몸을 싣고 온 그였고, 건강상의 이유로 발언은 하지 않았다. 특히 이낙연 국무총리, 정세균 국회의장, 권노갑 전의원,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등과 메인테이블에 앉아 건배를 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날 가수 이선희씨 등의 공연을 지켜보며 환하게 웃기도 했다.

 

▲ 2017년 12월 8일 고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17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이희호 여사이다.     © 기자뉴스

 

하지만 이 여사는 국회의장, 국무총리 등의 축사에 이은 고 김대중 대통령 생애와 관련한 영상을 보며 숙연해하기도 했다.

 

2018615일 오후 76.15공동선언 18주년 기념행사가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렸다.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던 이희호 여사는 건강이 악화돼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삼남 김홍걸 민화협 의장이 참석해 인사말을 했다. 그는 “6.15선언, 10.4선언, 판문점선언의 법제화와 제도화를 외쳤다.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은 김대중 대통령이 가신 길을, 노무현 대통령이 더 확장했고,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또 이어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희호 여사는 20196156.15공동선언 19주년을, 닷새 앞두고 610일 영원한 안식처로 갔다.

 

그의 생전인 지난 2009818일 남편인 김대중 대통령이 서거해 오는 810주기를 맞을 예정이고, 지난 4월 장남 김홍일 전의원까지 별세해, 자식을 잃었다.

 

여성운동가·평화운동가, 고 김대중 대통령 부인, 고 이희호 여사의 명복을 빕니다.”

기사입력 : 20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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