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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항의성 사직서 수리…즉각 반려해야
연구원 반성문 요구한 충남여성정책개발원
한국인터넷기자협회   |   2012-08-25
충청남도 산하 기관인 충남여성정책개발원에서 개발원측의 부당한 처사에 항의한 연구원들에게 반성문을 강요하고, 이에 항의 사직서를 낸 여성연구원의 사직서가 즉각 수리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먼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고, 평소 존경한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임명한 모 충청여성정책개발원장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곳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졌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대전 지역 일간지인 대전일보는 지난 24일 "연구원 비정규직 A씨 반성문 쓰며 한 말이… 고용·처우개선 불만에 "1년 계약직" 막말 반성문 요구도… 연구원 사직·집단 항의"제하의 보도를 통해서 충남여성정책개발원에서 벌어진 사건의 내막을 단독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충남도 산하 기관인 충남여성정책개발원에서 비정규직 비하와 고용 조건의 협박으로 인해 연구원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사태가 빚어졌다.”는 것이다. 
 
▲ 충남여성정책개발원 홈페이지.    

이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지난 8월 1일 직원들이 참석한 여성정책개발원 월례회의에서 고용과 관련한 사측의 발언 때문이었다. 기관장과 행정실장의 발언이 연구원들의 위상을 격하시키고 부당하게 대우했다는 것이다. 특히 기관장은 ‘연구원들이 모두 1년 계약의 비정규직’이라고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연구원들은 자신들의 위상을 격하시키고 고용조건을 위태롭게 하는 발언이라면서 항의를 하게 된다. 

그러나 사측은 반성문 제출을 요구했고, 이에 고참급 여성연구원이 기관장과 행정실장의 부당한 처사에 대해 항의하는 차원에서 항의성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항의사직서를 제출한 k 연구원이 자신의 페이스 북에 올린 기관장의 발언은 눈여겨 볼만하다.

“연구원들은 일 년 계약직입니다. 집에 가서 여러분의 임용계약서 꼼꼼히 읽어 보세요” 의미심장한 발언인 듯하다. 설령 비정규직 연구원이라고 해도 연구원들과 함께 충남여성정책의 개발과 여성 권익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책무가 있는 기관장의 발언으로는 적절치 않는 행동으로 보인다. 특히 이 기관장은 여성기관장이기에 더욱 그렇다. 

비정규직 폐지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돼 있고,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등 야당에서도 적극적으로 이 문제의 해소를 위해 관심을 갖고 정책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안희정 지사가 도백으로 있는 충남도에서 벌어진 일이라 더욱 실망감을 자아내게 한다. 비정규직 문제는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이 사회 전체가 당면하고 있는 심각한 사회 문제다. 

비정규직 여성연구원의 처우개선을 외면한 충남여성정책개발원장의 발언은 연구원에 대한 고용조건의 협박으로 들릴 만도 하다. 더욱이 사태 해결을 위해 모인 연구원들의 회의를 불법집회라면서 삿대질과 반성문을 요구한 행정실장의 처신은 공직자로서 도를 지나친 행위로 보인다. 

현재 우리 사회의 노사 관계는 소통과 상생이 중요한 화두이다. 반성문을 운운하기 전에 왜 이런 사태가 벌어졌는지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갈등을 풀어야 하는 것이 기관장 참모로서의 역할이 아닌가 묻고 싶다. 감정적 대응이 더욱 사태를 악화시킨다는 것을 망각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여성연구원들은 행정실장에게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공식 사과 ▲행정실의 제대로 된 업무수행 ▲ 이 두 가지 요구가 받아지지 않을 때 행정실장 사퇴 등을 요구했다. 더불어 기관장에게도 연구원들의 고용조건을 위태롭게 하는 발언 해명과 철회를 요구했다. 또한 연구원들이 안정적인 근로조건에서 일할 수 있게 1년의 임용계약을 폐기하는 실질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여성 연구원들의 요구사항은 비정규직의 불안한 지위에 있는 이들 입장에서는 응당 내걸만한 요구사항으로 보인다. 이런 요구 사항에 대해서 충남여성정책개발원장과 행정실장은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에 나섰어야 한다. 그러나 대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충남여성정책개발원의 대처 방향은 정반대로 이루어졌다. 

지난 2011년 6월 13일 입사했고, 가장 나이가 많은 연구원인 k 연구원은 고용 불안과 부당한 처우를 받고 있는 후배들을 위해 도의적인 책임을 차원에서 항의성 사직서를 제출하게 됐다. 그러나 기관장은 항의에 나선 50대 여성연구원의 항의성 사표를 다음날 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표를 말리고 사태해결에 노력해야 할 기관장이 오히려 '잘됐다'는 식으로 사직서를 감정적으로 수리한 것은 아닌지 되묻는다. 지금이라도 충남여성정책개발원장은 이성과 냉정함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그가 이런 결정에 대해 후회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항의성 사직서는 말 그대로 항의로 받아 줘야 한다. 그것을 수리한 일은 개인의 생존권을 송두리째 빼앗아간 행위이기 때문에 항의성사직서 처리는 신중해야 한다. 한국의 ‘오피니언 리더’ 집단이라고 불리는 정책개발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 자체가 지극히 유감스런 일이다. 

특히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임명한 기관장이 강제 사직이나 다름없는 항의성 사표를 수리했다는 자체가, 이 사태를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씁쓸함을 금치 못하게 한다. 

민주통합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의 슬로건은 '사람이 먼저다'이다. 이 표현을 명심했으면 한다. 이 사건을 보면서 '권력이 먼저다’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  

▲ 연구원 k 씨가 낸 항의사직서는 즉각 수리됐다.     ©김철관 기자
충남여성정책개발원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이번에 벌어진 비정규직 여성연구원에 대한 부당한 처우와 인격적 비하, 반성문 강요 사태와 관련, 심각성을 인지하고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다. 

50대 여성연구원의 사표 수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 아울러 충남여성정책개발원에서 벌어진 비정규직 연구원들에 대한 부당한 처우와 반성문 강요 사태의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들의 잘못이 있다면 공개 사과하고, 재발방지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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